상인이 뭉치면 시장이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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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이 뭉치면 시장이 변한다
  • 박민아 기자
  • 승인 2020.01.14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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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사계시장 상인회장 이재열

“사실 상인회장이 봉급을 받는 것도 아니고, 봉사로 하잖 아요. 내 가게를 운영해야 하는데 시장일 하다 보면 시간을 많이 뺏기죠. 보람 하나 보고 하는 거 같아요. 고맙다는 상 인들 말 한마디와 우리가 원하던 사업들을 예상대로 하나 씩 이뤄서 발전이 이루어질 때 가장 보람을 느끼는 거죠. 그야말로 시장 일에 중독됐습니다.(웃음)”

이름 없던 골목, 인정시장으로 등록되다

“이 골목에 상권이 형성된 지가 55년 정도에요. 남성사계 시장이 인정시장으로 등록된 지는 정확하게 6년. 이름 없는 시장 골목에서 몇십 년 동안 같이 장사하던 상인들이 힘을 모아 시장으로 등록했으니, 그 날짜를 정확하게 기억해요. 저희 남성사계시장은 2014년 11월 5일 인정시장으로 등록됐어요.” 이름 없는 골목 시장에서 5년, 남성사계시장에서 6년, 벌 써 11년째 상인회장을 맡은 이재열 회장은 시장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그는 이곳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그의 인생 30년을 보냈다. 그러기에 이름 없는 시장에 이름을 붙여 불러오고 있는 터. “남성시장이 없어진 지 10여 년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남성 시장이라고 불리니까 안타까웠죠. 시장의 특성을 갖기 위해 인정시장으로 등록을 해보자고 한 거예요.” 처음 인정시장으로 등록돼 다시 맡은 상인회장 자리는 그동안 골목에서 해왔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옛날 친목회 처럼 운영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원하는 사업들을 유치하려면 하나부터 제대로 해야 했다. “처음엔 굉장히 어려웠는데 6년 동안 골목형에 이어 문광형 사업 유치, 시설 현대화 사업, 주차장 사업들이 이루어지고 상인들 교육과 다채로운 시장 행사 등 상인들이 대동 단결하니까 시장이 점점 좋아지고, 발전했죠.” 남성사계시장은 여느 시장 못지않게 상인들의 결속력을 자랑한다. 유동인구가 많은 역세권에 위치한 지리적 위치도 있지만, 상인들의 결속력도 한몫했다. 현재 라인댄스, 부녀회, 탁구 등 상인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고, 상인들은 함께 시간을 보내며 결속력을 다지고 있다. 이재열 회장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인 의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전통시장 활성화는 일차적으로 상인이 변해야 시장이 바뀌고, 그래야 지역 상권이 바뀐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지원 사업을 많이 가져와도 상인이 변하지 않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는 소외된 골목을 살리려면 상인들이 서로 뭉치고, 단합해야 한다고 말한다. 매출이 오르려면 친절하고 상냥하게 손님을 대해야 한다고. 지금은 큰 애로사항은 없지만, 그를 힘들게 하는 일도 있었다.

 

지금은 과일이 숙성되는 단계

“상인 의식이 많이 변화됐지만, 처음엔 사업의 일환으로 시장에 가로등을 세워놓으면 새벽에 나와서 톱으로 자르는 사람도 있었고, 자기 가게 앞에 세웠다고 전화해서 욕하는 상인들도 많았어요. 그럴 때면 잠도 못 이루고 속상하고 힘들었죠.” 이재열 회장은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 생각해서 공동체 질서를 어지럽히는 상인들도 큰 걱정이다. 여러 번 말을 해도 협동하지 않아서 그런 부분에서 손님들과 부딪히고, 민원도 들어온단다. 그런데도 힘든 상인회장을 계속하는 이유를 물으니, 당연한 듯 웃음을 짓는다. “내가 이 동네를 위해 무언가 하나라도 했다고 생각하면 눈물이 핑 돌죠. 누구라도 시작하지 않으면 이런 일을 누가 하겠어요. 그런 일을 앞장서서 하나하나 해낸다는 게 큰 보람이에요. 중독된 거죠.” 그는 현재 동작구 상인연합회 회장과 서울시 상인연합회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이제는 그만 내려놓고 싶다며 웃음 짓지만, 시장에 대한 그의 열정은 끝이 없다. “올해 주차장 사업을 받아서 추진 중인데, 동작구 전통시장에서 최초에요.(웃음) 그런데도 시설이 잘 갖춰진 시장들을 보면 부러워요. 저희는 그런 현대화시설을 갖추지 못했으니까요. 선진 시장을 다니며 배운 것과 장점들을 접목해서 시장을 더 활성화해야죠.” 과일로 표현한다면 지금 남성사계시장은 숙성돼가는 단계라는 이재열 회장. 매출이 올라서 누구나 남성사계시장에서 장사하면 돈 벌 수 있고, 손님들은 좋은 서비스 받을 수 있다는 마음이 드는 시장을 만드는 게 이재열 회장의 각오다. 그의 바람처럼 좋은 볕과 거름으로 숙성시켜 맛있는 열매를 맺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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