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최고! 재미 솔솔! 정성 듬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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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최고! 재미 솔솔! 정성 듬뿍!
  • 권지연 기자
  • 승인 2019.05.08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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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진야시장 사람들

남진 야시장에서는 따로 또 같이 장사하는 모녀 상인이 눈길을 끈다. 낙지호롱을 파는 이미경 사장과 주스를 파는 김나래 사장이 바로 그들이다. 비록 대단한 것을 팔지 않지만 만드는 음식에 모든 정성을 쏟는다는 모녀의 마음은 묘하게 닮아 있다.

 

 

낙지호롱은 대나무 젓가락에 세발작지를 통째로 끼워 돌돌 감은 다음 양념장을 골고루 바른 뒤 구워낸 것으로 맛도 좋지만 감긴 낙지를 풀어가며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미경 씨는 야시장 초입에서 과일주스 가게를 하다 딸에게 넘겨주고 5개월 전부터 낙지호롱을 이어받아 장사하고 있다.

그녀가 만드는 낙지호롱 맛의 비법은 싱싱한 낙지와 양념장에 있다. 그녀는 “사과, 무, 양파, 마늘 등을 갈은 마음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1:1비율로 넣고 끓인 후 숙성시켜요”라며 맛을 좌우한다는 양념장 만드는 법을 술술 잘도 알려준다. 주 고객층은 SNS를 보고 찾아오는 젊은이들이다. 남진야시장을 찾아와 준 것도 고맙지만 낙지호롱을 먹으러 와주는 손님들을 실망시키기 않기 위해 낙지호롱에 온 정성을 불어넣는다.

 

실패 통해 쌓인 경험으로

이미경 씨는 화장품 장사를 하다 IMF때 완전히 주저앉았다. 이후 식당에서 고되게 일해야 했다. 낙지호롱 만드는 법도 그때 익혔다. 그간 고생의 경험이 야시장에서 쓰이는 셈이다.

이미경 씨는 지금이 무척 행복한 시간이라고 말한다. 활기찬 시장에서 상인들과 작은 것도 나누어먹는 것은 큰 기쁨이고 옆집 청년들의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것이 삶의 소소한 낙이라는 것. 자식 키우는 부모 맘은 다 같은 것 일까. 시장 내 청년 상인들을 유난히 예뻐하는 이미경 씨는 젊은 상인들이 SOS를 칠 때마다 자기 일처럼 달려가 도와주곤 한다.

“젊은 상인이 우리 딸까지 3명이에요. 가장 어린 상인이 대학생인데 얼마나 예뻐요. 안 나온 날이면 걱정되고 손님이 몰려서 제대로 못하고 있으면 얼른 가서 도와도주고. 레시피도 물어보면 알려주고 여기서 우리끼리 정겹고 재밌게 지내요.”

이미경 씨는 “2017년 나라 정치상황이 혼란스러워지면서 남진야시장 경기도 주춤했는데 다시 생기 도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상인들도 똘똘 뭉쳐 열심히 장사하고 있다”면서 “누구든 찾아오면 좋은 에너지를 주는 시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주스 한 잔의 행복 자유시장

주스 판매 김나래 사장

 

 

이미경 사장의 딸 김나래 씨는 피아노학원을 운영하면서 주말이면 야시장에서 각종 주스와 에이드를 판매한다. 어머니에게서 주스 만드는 방법을 전수받았지만 아직도 딸기 주스 달라는 손님에게 포도주스를 주는 등 종종 실수도 한다. 아직 장사는 어설프기만 하다. 조금 어설프면 어떠랴. 그는 시장 내 밝은 분위기가 좋아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어찌 보면 재료 수급이 손 쉬운 데다 점포 운영이 따로 필요 없는 장사라 피아노학원을 운영하면서도 야시장에서 일하는 것이 가능한지도 모른다.

주중에 내내 일하고 주말까지 장사하는 삶이 피곤할 법도 한데 피곤한 기색도 없으니 스스로도 신기할 따름이다. 나래 씨는 “싱싱한 과일 주스를 많이 마셔서 그럴 거예요”라며 깨알같이 자신이 만든 주스 자랑을 한다. 그녀는 “오히려 같은 일만 하다가 시장에 나오는 시간이 활력이 된다. 특히 시장 내 상인들을 만나 진정한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녀는 시장에서 많이 배운 자보다 마음이 따뜻하고 정직한 이들에게서 더 많은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는 인생의 진리까지 배운 셈이다. 남진 야시장에서 일하는 장점은 이게 다가 아니다. 엄마와 한 시장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 손님이 없을 때는 엄마가 장사하는 가판대로 가서 실컷 얼굴도 보고 수다도 떤다. 서른 셋 김나래 씨에게도 어느 새 남진 야시장은 소중한 삶의 터전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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