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시장 최고의 맛집!
상태바
동부시장 최고의 맛집!
  • 권지연 기자
  • 승인 2019.05.07 0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감사와 정성이 담긴 아귀찜의 정석

‘홍도아구찜’ 김정이 사장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은 싱싱한 아귀처럼 동부시장은 김정이 사장에게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장소다. 그녀가 처음 동부시장에 들어온 건 18년 전쯤이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다 족발집을 거쳐 9년 전, 지금의 아귀찜 집을 오픈하게 됐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아귀찜을 제대로 선보이고 싶어 식당을 낸 것이다.

 

 

김 사장은 아귀찜에 들어가는 육수부터 세심한 노력과 정성을 기울인다. 다시마와 큰 멸치, 무를 함께 넣고 40분간 우려낸 육수에 넉넉하게 아귀를 넣고, 콩나물과 미나리 등 각종 채소를 함께 준비된 양념을 부어 팔팔 끓여내면 아귀찜이 완성된다. 오동통한 아귀는 초장에 찍어먹어도 맛있지만 와사비를 섞은 사과식초에 찍어 먹어도 맛이 그만이다. 나중에 김 가루를 솔솔솔 뿌린 볶음밥도 맛이 일품이다. ‘홍도아구찜’은 어느 새 맛집으로 소문나 서울에서 찾아오는 손님이 있을 정도이고, 각종 모임과 관공서의 회식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김 사장은 “아귀찜은 팔기도 많이 팔지만 먹기도 많이 먹는다. 좋아하는 아귀를 원 없이 먹고 싶어 아귀찜 집을 시작했다”고 너스레를 떤다. 아귀의 좋은 점과 각종 효능을 설명하는 그녀의 흐뭇한 표정은 마치 손주 자랑에 열을 올리는 할머니의 표정과 흡사하다.

몸이 편찮으신 친정 부모님을 모시고 산다는 김정이 씨의 하루는 그야말로 정신없이 흘러간다. 아침마다 죽을 준비해 친정 부모님께 드린 다음 출근하면 그때부터 전쟁 같은 하루가 시작된다. 아귀를 1시간 넘게 쳐대는 일부터 각종 반찬을 만드는 등 음식 조리에 서빙까지 혼자 모두 해낸다. 그렇게 열심히 산 덕분에 집도 장만했고, 어느 새 아들이 결혼해 손주도 생겼다. 일찌감치 할머니가 되어 버렸지만 그녀는 손주를 봐주는 맘 좋은 할머니보다는 일하는 할머니가 되는 길을 택했다. 김 사장은 “손주가 참 예쁘죠. 그래도 손주 볼 시간은 없어요. 아귀를 봐야죠”라고 웃는다.

열심히 살아온 인생인데 그동안 너무 무리를 했는지 지난해 그녀의 몸에 이상이 오고 말았다. 허리와 다리가 너무 아파 병원에 가보니 디스크가 심각했던 것이다. 4개월간 가게 문을 닫고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언제 다시 가게 문을 열 것이냐는 손님들의 성화어린 문의가 쇄도했다. 그렇게 한참을 쉬었던 만큼 다시 손님들이 찾아줄지 반신반의했는데 다시 문을 연 지금도 인기는 여전하다. 기다렸다는 듯 찾아주는 손님들로 가게가 언제나 복작거리니 감사할 따름이다. 이때부터였을까. 김정이 사장이 만드는 아구찜에 ‘감사’라는 양념이 하나 더 추가됐다.

 

‘행복’ 품은 맛의 비결

‘나나네집’ 윤해숙 사장

눈으로 봐도 군침이 돌 만큼 푸짐하고 예쁜 한 상이 차려졌다. 나나네집 윤해숙 사장이 취재팀에게 내준 큼직한 우럭찜과 쭈꾸미 초무침, 갈치조림 등의 상차림이다. 소주를 활용해 생선냄새를 없앤 갈치조림은 한 입 물면 황홀감이 퍼진다. 우럭찜은 식감이 유난히 쫄깃해 고기 씹는 맛 저리가라인데 양념 맛 또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윤 사장이 가장 자신 있다는 초무침은 주로 낙지를 재료로 만들지만 오늘은 쭈꾸미가 신선하다며 쭈꾸미 초무침을 내왔다. 새콤달콤한 맛은 잃어버린 입맛도 돌아오게 만든다. 직접 개발한 막걸리 식초를 몇 년간 잘 숙성시켜 사용하고 있는데 손님의 기호에 따라 식초 양을 잘 맞추는 것이 관건이란다.

 

 

고춧가루‧마늘‧양파 등 음식에 들어가는 각종 채소와 양념은 전라남도 신안의 섬에서 살고 있는 아흔이 넘은 노모의 손에서 재배되는 친환경 식재료다. 식당을 운영하는 딸을 위해 농사일을 놓지 못하는 어머니의 마음과 정성이 음식 속에 배어있다.

‘나나네집’이라는 상호는 어린 시절 유난히 TV 유아프로그램인 <텔레토비> 주인공 중 하나인 ‘나나’를 유난히 좋아했던 윤 사장의 아들 때문에 지어졌다. 그 어린 아들이 군대에 갈만큼 장성할 동안 윤 사장은 그 이름 그대로 ‘나나네집’을 운영해왔다. 강산이 두 번 바뀐다는 20년 세월 동안 말이다.

“건축기사로 일하던 남편의 건강이 안 좋아져서 몇 년간만 할 생각이었는데 지금까지 하고 있네요.(하하)”

처음 식당을 할 때 메뉴는 낙지초무침과 갈치조림이 전부였다. 그러다 상인 손님들이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을 해주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작은 메뉴판에 육‧해‧공 음식이 모두 모이게 됐다. 그 덕에 ‘나나네집’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삼겹살 제육볶음‧낙지초무침‧갈치조림‧생선모듬‧뱅어초무침 등 다채롭다. 가족처럼 살아가는 시장 손님들이 원하는 음식을 제공하려는 윤 사장의 고운 마음이 엿보이는 메뉴들이다.

지금은 말만 하면 어느 음식이든 뚝딱 내오는 20년차 프로지만 처음 식당을 시작할 때 윤 사장의 가장 큰 고민은 놀랍게도 ‘밥을 잘 못하는 것’이었다. “먹는 것만 잘했죠. 음식을 못했어요. 그 중에서도 밥을 제일 못했어요.(하하)”

지금이야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아픈 남편을 대신해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여인의 마음이 어땠을까, 또 얼마나 많이 고민하고 노력했을까를 생각해보면 코끝이 찡해진다. 어쩌면 나나네집의 음식 맛은 윤 사장의 고뇌와 노력, 인고의 시간 속에서 익어간 건지도 모른다.

역경 속에서 가족을 지키고, 시장을 지키고, 건강한 맛을 지켜온 윤해숙 사장의 소원은 “모두가 함께 행복해지는 것”이다. 이런 윤 사장의 따뜻한 마음이 ‘먹으면 누구나 행복해지는 나나네집 음식 맛’의 또 다른 비결 아닐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